“수동의 운전재미와 자동의 편안함도 챙겼다”… 수동과 자동을 넘나드는 코닉세그 ESS 미션
– 코닉세그 CC850, ESS 미션 기술 적용
– 게이트식 기어봉·클러치 페달로 수동 감각 구현
– D 이동 땐 자동 전환, 9단 기반 6단 조작 구현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스웨덴의 하이퍼카 브랜드 코닉세그 CC850의 ESS 미션은 일반적인 차량에서 볼 수 없는 방식이다. 자동변속기의 제어 방식 위에 수동변속기의 조작 체계를 얹은 특별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동변속기의 편의성과 수동변속기의 운전 재미를 함께 담으려는 시도도 이어졌고, 코닉세그 CC850에 들어간 ESS 미션은 그 흐름에서 태어났다. 클러치 페달과 게이트식 기어봉을 갖춘 겉모습은 수동변속기에 가깝지만, 필요할 때는 자동변속기처럼 작동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핵심이다.
CC850의 ESS 미션은 운전석 중앙에 금속 게이트를 드러낸 기어봉을 두고, 별도의 클러치 페달까지 마련해 일반적인 수동차와 차이점이 없다. 운전자는 게이트 안에서 기어봉을 직접 움직이며 1단부터 6단까지 단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구조 자체는 전통적인 수동변속기와 다르다. 엔진과 변속기가 단일 클러치와 플라이휠로 직접 맞물리는 방식이 아니라, 9단 라이트 스피드 트랜스미션을 기본 골격으로 두고 그 위에 ESS 미션을 결합한 구성이다.
기어봉 배치도 일반 수동차와는 차이가 있다. 수동 조작용 게이트가 기본이지만, 오른쪽 아래에는 D 위치를 따로 뒀다. 평소에는 게이트 안에서 1단부터 6단까지 수동처럼 다루다가, 기어봉을 오른쪽 아래 D 위치로 옮기면 자동 모드로 전환되며 9개의 기어비를 모두 활용한다. 다시 게이트 쪽으로 가져오면 클러치 페달과 기어봉을 쓰는 수동 조작 체계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ESS 미션을 단순히 수동변속기처럼 보이는 장치로 보기는 어렵다. 코닉세그는 ESS 미션을 운전자가 원할 때 언제든 수동과 자동을 넘나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건 ESS 미션이 7개의 클러치를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기어봉을 움직이는 동작과 클러치 페달을 밟는 입력은 각각 전자 제어 신호로 해석되고, 실제 변속은 내부 클러치 제어를 통해 이뤄진다. 손과 발로는 수동차처럼 다루지만, 내부에서는 첨단 자동변속기식 제어가 작동하는 구조다.

변속기 내부 구성도 복합적이다. CC850의 ESS 미션은 3개의 복합 기어 세트에 각각 3개의 기어를 조합해 9개의 기어비를 만든다. 무게는 약 90kg이고 크기는 일반 6단 변속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운전자가 체감하는 방식은 다르다. 코닉세그는 이 구조를 전면에 드러내는 대신, 게이트식 기어봉과 클러치 페달을 통해 6단 수동변속기처럼 조작하도록 구성했다.
수동 모드의 단수 배치도 고정된 값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ESS 미션은 주행 모드에 따라 수동 모드에서 체감하는 기어비 구성이 달라진다. 노멀 모드에서는 자동 기준 2단 기어비가 수동 1단 자리에 들어가고, 트랙 모드에서는 자동 기준 3단 기어비가 수동 1단으로 배치되는 식이다. 같은 기어봉과 같은 게이트를 써도 실제로 연결되는 기어비는 주행 환경에 맞춰 변화한다.

이 같은 구조는 CC850의 성능과도 맞물린다. 공식 제원 기준으로 CC850은 5.0L 트윈터보 V8 엔진과 9단 라이트 스피드 트랜스미션을 조합해 일반 휘발유 기준 최고출력 1,185마력, E85 기준 1,385마력, 최대토크 141.3kgf.m를 발휘한다. 이런 성능을 감당하면서도 운전자가 기어를 직접 다루는 감각까지 살리려면 전통적인 수동변속기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고, ESS미션이 복합 구조를 택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결국 CC850의 ESS 미션은 수동과 자동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변속기가 아니다. 수동변속기의 조작 감각을 남기면서 자동변속기의 빠른 제어와 넓은 기어비 운용까지 함께 담아낸 기술의 정수라고 볼 수 있다.
reivianjeon@trus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