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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일해도 빅맥 2개 못 사”… 한국·일본, 실질 구매력 글로벌 최저권

– 한국, 시급 대비 구매력 주요 8개국 중 최저 수준
– 빅맥 가격 일본보다 13% 높아… 실질 임금 더욱 불리
– 임금보다 물가 더 올라… 한국·일본 실질 임금 악화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한국과 일본의 실질 임금 수준이 주요 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으며, 같은 시간 동안 일해도 맥도널드 빅맥을 구매할 수 있는 개수가 주요국보다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 중인 직원, 빅맥(사진=요기요, 맥도날드)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주요 국가의 외식업 종사자가 한 시간 동안 일해 구매할 수 있는 빅맥 개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1.79개로 주요 8개국 중 가장 낮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역시 2.18개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외식·소매 체인 22곳에서 일하는 매장 직원의 시급을 기준으로,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빅맥지수’를 활용해 각국의 시급 구매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호주가 3.95개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영국과 홍콩(2.56개), 미국(2.52개)이 그 뒤를 이었다. 캐나다는 2.32개로 조사됐고,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 5개국 평균치는 2.5개였다.

▲빅맥(사진=맥도날드)

반면 일본(2.18개)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한국(1.79개)과 싱가포르(1.80개)는 빅맥 두 개도 구매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과 일본의 시급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빅맥 가격이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은 일본보다 시급이 비슷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빅맥 가격이 3.99달러로 일본(3.53달러)보다 13% 비싸, 실질적인 구매력에서 더욱 불리한 상황이다.

▲아르바이트 중인 직원(사진=요기요)

일본 역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시급 인상 폭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며 실질 임금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닛케이는 “2019년 일본의 평균 시급은 940엔이었으나, 2024년 1024엔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빅맥 가격은 390엔에서 480엔으로 23% 상승해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줄었다”고 전했다.

시급을 달러로 환산한 결과에서도 일본은 7달러(약 1만 원)로 주요 8개국 중 가장 낮았다. 닛케이는 “2019년 일본의 평균 시급은 8.6달러였으나,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7달러까지 낮아졌다”며 “한국,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에게 임금 수준에서 역전당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되며 글로벌 기준에서 낮은 임금 수준을 기록했다.

▲아르바이트 중인 직원(사진=요기요)

다만,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 중 노동자가 임금으로 가져가는 몫)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약 59%로, 미국, 영국, 유럽, 호주, 일본 등 주요국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임금이 높아도 실질 구매력이 낮다면 생활 수준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 전문가는 “임금 대비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진행되면 실질 구매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외식업을 포함한 저임금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 보전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rust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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