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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년 만의 첫 유럽 정상”… 크리스털 팰리스, 컨퍼런스리그 우승

– 크리스탈 팰리스, 라요 꺾고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우승
– 마테타 결승골로 121년 만의 유럽 정상 등극
– 글라스너 고별전 장식,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확보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크리스탈 팰리스가 유럽축구연맹 컨퍼런스리그 결승에서 라요 바예카노를 꺾고 구단 첫 유럽대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5~26 유로파컨퍼런스리그 결승전 크리스털 팰리스 vs 라요 바예카노(사진=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크리스탈 팰리스는 지난 28일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UEFA 컨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라요 바예카노를 1-0으로 이겼다. 1905년 창단 이후 121년 만에 처음 오른 유럽대항전 정상이며, 지난 시즌 FA컵 우승에 이어 구단 역사에 남을 트로피를 추가했다.

컨퍼런스리그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에 이어 UEFA 클럽대항전 세 번째 등급 대회로 2021~2022시즌부터 열리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라요 바예카노 모두 이번이 유럽대항전 첫 결승이었다. 이름값보다 지역 기반과 팬덤의 색채가 강한 두 팀이 결승에서 만났고, 한 골 승부 끝에 크리스탈 팰리스가 마지막에 웃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딘 헨더슨이 골문을 지켰고 제이디 칸보트, 막상스 라크루아, 차디 리아드가 수비를 맡았다. 타이릭 미첼, 애덤 워튼, 카마다 다이치, 미겔 무뇨스가 중원에 배치됐고, 이스마일라 사르와 예레미 피노, 장필리프 마테타가 공격진을 구성했다. 라요 바예카노는 아우구스토 바타야가 골키퍼로 나섰고 안드레이 라티우, 플로리안 르준, 파테 시스, 펩 차바리아, 오스카 발렌틴, 우나이 로페스, 조르제 데 프루토스, 이시 팔라존, 알바로 가르시아, 알레망이 선발로 출전했다.

전반은 양 팀 모두 조심스럽게 운영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사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라요 바예카노 수비 블로킹에 막혔고, 라요 바예카노도 알레망과 우나이 로페스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선제골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워튼의 크로스를 미첼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으나 공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양 팀은 유효슈팅 없이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초반 경기 균형은 마테타의 왼발에서 깨졌다. 후반 6분 워튼이 중앙에서 공을 몰고 전진한 뒤 페널티아크 왼쪽 바깥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바타야가 쳐낸 공이 문전으로 흘렀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프랑스 국가대표팀 공격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마테타가 세컨드볼을 왼발로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선제골 이후 크리스탈 팰리스는 추가 득점 기회까지 만들었다. 후반 11분 피노의 오른발 프리킥은 라요 바예카노 골문 양쪽 기둥을 차례로 맞고 나왔고, 1분 뒤 역습 상황에서 마테타가 다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바타야의 선방에 막혔다. 라요 바예카노는 페드로 디아스, 노벨 멘디, 세르히오 카메요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비를 끝내 넘지 못했다.

경기 막판 라요 바예카노에도 마지막 기회가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알레망이 크리스탈 팰리스 페널티에어리어 반원 부근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공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남은 시간을 버티며 한 골 차 리드를 지켰고, 결승전은 1-0 승리로 끝났다.

▲2025~26 유로파컨퍼런스리그 결승전 크리스털 팰리스 vs 라요 바예카노(사진=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이번 우승은 크리스탈 팰리스의 굴곡 많은 시즌 끝에 나온 결과다. 팀은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를 15위로 마쳤고, 지난 12월부터 2월까지 공식전 12경기 무승을 겪는 등 시즌 중반에는 15경기 1승에 그치는 부진도 있었다. 에베레치 에제가 아스널로 떠나고 주장 마크 게히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전력 변화까지 겹치며 팀 안팎의 분위기도 흔들렸다.

유럽대항전 출전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지난 시즌 FA컵 우승으로 원래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얻었지만, 존 텍스터 구단주가 크리스탈 팰리스와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 지분을 함께 보유한 점이 UEFA 다중 구단 소유 규정에 걸리면서 컨퍼런스리그로 내려갔다. 글라스너 감독은 결승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우리가 원래 받아야 했던 유로파리그 자리를 되찾자”고 독려했고, 크리스탈 팰리스는 우승으로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에게도 이 결승은 특별한 경기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한 글라스너 감독은 팰리스 고별전에서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4년 2월부터 팀을 맡은 그는 2024~2025시즌 FA컵, 2025년 커뮤니티 실드, 이번 시즌 컨퍼런스리그까지 우승하며 크리스탈 팰리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기를 이끌었다.

글라스너 감독은 우승 뒤 “지금도 마지막 경기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이건 크리스탈 팰리스 역사책 속 훌륭한 한 챕터일 뿐이고, 앞으로도 더 좋은 이야기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FA컵 우승 뒤 선수들에게 너희가 받을 자격이 있는 유로파리그를 가져오라고 말했다”며 “1년 늦었지만 결국 이 클럽과 팬들, 선수들은 자신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선수들도 구단 첫 유럽대항전 우승의 의미를 강조했다. 10년간 팀에 몸담은 미첼은 FA컵 우승 때와 같은 순수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고, 워튼은 크리스탈 팰리스가 단순히 잔류만 목표로 하는 팀을 넘어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결승골을 넣은 마테타는 팬들의 지지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카마다 다이치도 개인 경력에 또 하나의 유럽대항전 우승을 추가했다. 카마다는 2021~2022시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이번에는 크리스탈 팰리스 유니폼을 입고 컨퍼런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2025~26 유로파컨퍼런스리그 결승전 크리스털 팰리스 vs 라요 바예카노(사진=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유럽대항전 강세도 이어졌다. 지난 21일 아스톤 빌라가 프라이부르크를 3-0으로 꺾고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른 데 이어 크리스탈 팰리스가 컨퍼런스리그까지 가져갔다. 오는 3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아스널과 파리 생제르맹이 맞붙으며, 아스널이 우승하면 잉글랜드 클럽이 단일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3개 대회를 모두 차지하는 기록을 달성한다.

reivianjeon@trus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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