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붐은 끝?”… 한국 조선업, LNG 추진선으로 중국과 격차 벌리나
– 메탄올 연료 인프라 부족과 가격 상승, 시장 경쟁력 약화
– LNG 추진선 발주 70% 점유… 한국 조선업체 수혜 전망
– 미국 제재로 중국 LNG 선박 위축… 한국 주도권 강화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급부상하던 메탄올 추진선의 기세가 꺾이고 LNG 추진선이 다시금 시장의 중심에 서고 있다.

메탄올 추진선의 연료 주입 인프라 부족과 메탄올 가격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 트렌드를 LNG 추진선으로 전환하면서, 이를 강점으로 삼는 한국 조선업계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메탄올 추진선과 LNG 추진선의 점유율 격차가 13%포인트에 불과했으나, 2023년 LNG 추진선 점유율이 70%로 치솟으며 메탄올 추진선(14%)과의 격차가 56%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항만의 연료 주입 인프라 차이와 연료 가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메탄올 벙커링 시스템을 갖춘 항만은 전 세계 35곳에 불과한 반면, LNG는 276곳에서 가능하다. 메탄올의 에너지 밀도와 추출 비용을 고려할 때 LNG 대비 세 배가량 비싼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프랑스 CMA-CGM으로부터 LNG 추진 컨테이너선 12척 건조 계약을 따냈고, 대만 에버그린도 기존 메탄올 추진선 발주 계획을 LNG 추진선으로 변경했다. 메탄올 붐을 이끌던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마저 LNG 추진선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LNG 추진선은 메탄올 추진선에 비해 탄소 배출 감축 효과(20%)는 다소 낮지만, 탄탄한 벙커링 인프라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비 덕분에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다. 글로벌 인증기관 노르웨이선급(DNV)은 LNG 추진 선박 수가 2035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조선업체들 역시 LNG 추진선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지만, 미국 국방부가 중국 국영 조선사 CSSC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만큼, 한국 조선사들이 LNG 추진선 시장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화웨이가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에서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조선 분야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며 “중국의 저가 공세에도 LNG 추진선의 주도권은 한국이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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