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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살 돈 없으면 은이라도?”… 실버바까지 투자 열풍 확산

– 금값 최고가 경신 속 골드바·골드뱅킹 판매 사상 최대
– 한국조폐공사 공급 중단 후 골드바 판매량 폭증
– 은행들 실물 금 재고 부족… 실버바로 대체 투자 움직임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국내에서 금 투자 열기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골드바와 금 통장(골드뱅킹)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주요 시중은행의 금 관련 상품 판매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일부 은행에서는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실물 금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대체재로 은(銀) 투자까지 주목받고 있으며, 실버바 판매 역시 전례 없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바(사진=한국금은거래소)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월 1일부터 13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총 40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5대 은행의 하루 골드바 판매액은 2월 3일 20억 원 수준이었으나, 5일에는 40억 원을 넘겼고 7일에는 5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지난 12일 이후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공급을 중단하면서 판매량이 더욱 급증했다. 11일 49억 원이던 판매액은 12일 57억 원으로 증가했고, 13일에는 하루 만에 108억 원이 넘는 실물 금이 팔려나갔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골드바 공급이 차질을 빚자 은행권의 금 통장(골드뱅킹)에도 자금이 몰렸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13일 기준 8,969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5% 이상 증가한 수치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대로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금 통장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은행을 통한 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골드뱅킹 잔액이 9,000억 원에 육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드바(사진=국제금은거래소)

금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투자자들은 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2월 1일부터 13일까지 실버바 판매액은 총 5억 2,889만 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1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 실적이 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특히 13일 하루 동안 전체 판매액의 76%에 해당하는 4억 원어치가 팔렸고, 골드바 품귀 현상이 발생한 이후 실버바 구매도 급증하는 흐름을 보였다.

현재 은행들은 실물 금과 은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대체 공급망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공급을 중단한 이후 은행들은 한국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등 다른 공급처를 통해 골드바를 들여오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버바의 경우 일부 은행에서는 판매가 중단된 상태이며,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향후 공급 일정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실버바(사진=한국표준금거래소)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 골드바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오는 17일부터 실버바 판매도 중단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자체 제작한 골드바를 판매 중이지만, 한국금거래소에서 공급받던 일부 골드바와 실버바는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역시 한국조폐공사와 한국금거래소에서 공급받던 모든 골드바와 실버바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은행권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말쯤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금값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수급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실물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공급 부족이 불안 심리를 자극하면서 수요가 더욱 폭증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급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rust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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