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품은 다섯 번째 진화”… 벤틀리, 106년 상징 새롭게 재해석한 새 엠블럼 공개
– 벤틀리, 브랜드 전환 상징하는 새로운 윙 엠블럼 공개
– 센트럴 ‘B’ 주얼 중심의 정제된 디자인, 날카로운 날개 형상 반영
– 역사 속 네 차례 엠블럼 변화 기반, 퍼포먼스 철학 시각화 시도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벤틀리모터스가 브랜드 전환을 알리는 상징적 이정표로, 새로운 디자인의 ‘벤틀리 윙(Bentley Wings)’ 엠블럼을 3일 공개했다. 106년 전통의 ‘윙드 B(Winged B)’ 로고는 이번 다섯 번째 리뉴얼을 통해 더욱 간결하고 현대적인 형태로 재탄생했으며, 오는 7월 7일 영국 크루 본사에서 열리는 디자인 스튜디오 개장을 통해 정식 공개될 예정이다.

새 엠블럼은 1919년 F. 고든 크로스비가 제작한 최초의 오리지널 엠블럼을 기반으로, 벤틀리 디자인 총괄 로빈 페이지(Robin Page)의 주도 하에 벤틀리 자체 디자인팀이 새롭게 디자인했다. 특히, 인테리어 디자인 팀의 남영광 디자이너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최종안으로 채택되며 브랜드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담는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새로운 벤틀리 윙 엠블럼은 이전 디자인의 다이아몬드 패턴, 중앙 ‘B’ 로고, 센터 주얼 등 주요 요소를 계승하면서도, 전체 형태는 매의 날개처럼 날카롭고 강인한 실루엣으로 발전했다. 하단 깃털을 제거해 더욱 단순화된 형상으로 정제되었으며, ‘B’ 센터 주얼은 날개 없이도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한 구조로 진화했다. 이는 고급 시계 디자인에서 착안한 디테일을 반영한 것으로, 시각적 깊이와 정제미를 강화한 결과물이다.
벤틀리는 새 엠블럼을 오는 7월 8일 공개될 콘셉트카에 처음 적용할 예정이다. 이 콘셉트카는 양산형 모델은 아니지만, 미래 디자인 언어를 미리 보여주는 비전 모델로, 벤틀리 고유의 유산과 혁신적 방향성을 동시에 담는다. 과거 아이코닉 모델로부터 받은 영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반영될 예정이다.

로빈 페이지는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은 엠블럼에 담긴다”며 “복잡성이 고도화되는 디지털 시대일수록 단순하고 정제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엠블럼은 벤틀리의 창조성과 자신감을 상징하며, 브랜드의 미래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핵심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틀리 윙 엠블럼은 1931년, 1990년대, 2002년을 거쳐 네 차례에 걸쳐 변화해왔으며, 그동안의 상징적 구성은 중앙의 ‘B’와 양측의 날개로 유지돼 왔다. 1919년 창립자 월터 오웬 벤틀리(W.O. Bentley)는 전투기 엔진을 설계한 경험에서 착안해, 퍼포먼스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날개 엠블럼’을 요청했고, 크로스비가 이를 구현했다.
1931년에는 대칭형 날개 구조와 검정 타원 안에 ‘B’ 로고를 넣은 두 번째 디자인이 공개됐고, 이후 60년 넘게 사용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1996년에는 원형 ‘B’ 센터 주얼과 곡선형 날개가 강조된 세 번째 디자인이 등장했으며, 2002년에는 왼쪽 10개, 오른쪽 11개의 깃털을 배치한 비대칭 엠블럼으로 현대적 감각을 반영했다. 해당 디자인은 벤틀리의 볼륨 모델인 컨티넨탈 GT와 함께 사용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벤틀리는 이번에 공개될 새로운 디자인 스튜디오를 통해 향후 브랜드 정체성과 디자인 철학을 집중적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1938년 완공된 본사 건물을 리모델링한 3층 규모의 이 스튜디오는 향후 전동화 전략과 함께 럭셔리 자동차 디자인의 방향성을 구체화할 핵심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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