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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액 9조 돌파”…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협상 타결

– K2 전차 180대 폴란드 수출 확정, 총액 약 9조 원 규모로 확대
– 117대는 국내 생산, 63대는 폴란드 현지 조립 방식 채택
– K2PL·계열 전차 포함, 방산 협력 내용 확대 및 고도화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현대로템이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수출 계약 협상을 마무리 짓고 정식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총 180대를 공급하는 이번 계약의 추정 금액은 약 67억 달러(한화 약 9조 원)로, 1차 계약(4조 5,000억 원)보다 두 배 규모다.

▲K2 흑표(사진=현대로템)

이번 계약에는 기존 K2GF 전차 외에도 폴란드군의 요구에 맞춰 개발된 K2PL, 그리고 교량전차·구난전차·개척전차 등 계열형 전차까지 포함됐다. 납품 대수는 180대지만 구성은 더욱 다양해졌고, 물량 중 117대는 현대로템이 국내에서 생산, 나머지 63대는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 산하 부마르가 현지 조립 생산을 맡는다. 이에 따라 폴란드 내에 K2 전차 생산시설이 새로 구축될 예정으로, 한국 무기체계가 유럽 내에서 직접 생산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협상은 당초 4월 계약이 목표였지만, K2PL 성능 조율 및 기술이전 문제 등 세부 사항 조율이 길어지며 일정이 지연됐다. 현재는 차기 국방부 장관의 취임 이후 폴란드 고위급이 방한해 계약 체결식을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9월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방산박람회 ‘MSPO’에서 서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2차 계약은 단순 수출을 넘어 유럽연합(EU)의 ‘유럽 재무장 계획’에도 부합하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정책은 EU 역내 방산 기업 우대 조치로, 전체 무기 생산비용 중 65% 이상을 역내에서 조달해야 하며 총 8,000억 유로(약 1,200조 원)를 투입해 회원국 무기 보유를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현지 생산을 포함한 K2 계약은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차원의 신규 방산 협력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K-2 흑표(사진=현대 로템)

이러한 성과는 2022년 윤석열 정부 당시 체결된 초대형 방산 패키지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K2 1,000대, K9 자주포 672문, FA-50 전투기 48대, 천무 다연장로켓 288문을 포함하는 총 124억 달러 규모의 기본계약이 체결됐으며, 1차 공급 계약에 따라 납품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부와 군, 산업계가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며 “이번 계약은 폴란드와의 방산 협력이 더욱 견고해졌음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밝혔다.

▲K-2PL 흑표(사진=현대 로템)

업계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K방산의 유럽 현지화 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차 계약에서 현대로템이 3년 반 만에 전량을 납기 내 납품하며 신뢰를 구축했고, 지리적으로 먼 한국 업체가 유럽 내에서 실질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성과에 힘입어 방산 부문 실적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7%, 영업이익은 354% 증가했으며, 특히 방산 부문은 매출이 10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의 관심도 이어지며 K2 전차의 후속 수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ivianj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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