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기부로 센터 건립”… BTS 슈가, 자폐아동 위한 치료 공간 만든다

– BTS 슈가, 50억 기부 통해 자폐 치료센터 설립 참여
– 세브란스병원,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 열고 본격 추진
– 음악 활용한 사회성 훈련 ‘MIND’ 프로그램 공동 개발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본명 민윤기)가 50억 원을 기부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을 위한 전문 치료센터 설립을 지원하며 음악을 통한 사회적 기여에 나섰다.

세브란스병원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제중관 1층에서 ‘민윤기 치료센터’의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건립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치료센터는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생애주기에 맞춘 언어·심리·행동 치료를 포함해 임상과 연구가 결합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슈가는 지난해 11월,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됐다.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단기적 개입이 아닌 10년 이상 장기적인 치료가 가능한 특화 센터의 필요성에 공감해 병원 측에 50억 원의 기부 의사를 전달했다. 이 기부금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및 연세의료원 전체를 통틀어 아티스트가 전달한 역대 최고 금액이다.

치료센터 설립 외에도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 ‘MIND’가 함께 개발됐다. MIND는 Music·Interaction·Network·Diversity의 약자로, 음악을 통해 감각적 경험을 확장하고,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며, 공동체 내에서의 상호작용과 다양성의 존중을 배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천근아 교수와 슈가가 지난해 말부터 구상해 온 결과물로, 기존 사회성 훈련에 음악 콘텐츠를 결합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정서 표현과 사회성 발달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슈가는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주말을 활용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과 직접 만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기타를 연주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며, 음악이 감정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일부 아이들은 언어치료에서 보이지 않던 반응을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냈고, 협업을 통해 정서적 반응과 감정 표현이 뚜렷해졌다.

앞으로 민윤기 치료센터는 MIND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며,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를 포함한 발달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치료 세션도 확대한다.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음악 기반 사회성 훈련뿐 아니라 ABA(응용행동분석), 언어치료도 병행되며, 임상연구·논문 발표·프로그램 매뉴얼 발간 등으로 전문성과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천근아 교수는 “재정 지원을 넘어, 오랜 시간 직접 참여한 민윤기 씨의 진심 어린 노력이 매우 인상 깊었다”며 “음악을 매개로 자폐 아동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슈가는 “7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통해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고 사회와 연결되는 소중한 수단이라는 것을 깊이 느꼈다”며 “더 많은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꾸준히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현재 슈가는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소집해제된 상태이며,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이 병역 의무를 마치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로 벌금 1,5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고, 팬들에게 공개 사과한 바 있다.

reivianje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