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규모 개량사업”… KAI·대한항공, UH-60 블랙호크 성능개량 수주전 돌입
– KAI·대한항공, 방사청에 블랙호크 성능개량 입찰 제안서 제출
– 육·공군 특수작전용 헬기 36대 대상, 4월 우선협상자 발표
– KAI는 수리온 제작 경험, 대한항공은 정비 실적 내세워 경쟁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군 기동헬기 ‘UH/HH-60 블랙호크’의 성능개량사업을 놓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이 약 1조 원 규모의 대형 수주전을 벌인다.

7일 방위사업청과 업계에 따르면, KAI와 대한항공은 9,613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성능개량사업의 입찰 제안서를 지난 3월 25일 제출했다. 방사청은 실사 평가를 거쳐 4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1990년대부터 운용 중인 블랙호크 계열 기체의 기체 구조와 항공전자 장비를 현대화해 기동성, 작전 능력, 생존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육군 특수작전용과 공군 전투탐색구조용으로 활용되는 36대가 주요 개량 대상이다.
KAI는 헬기 설계와 제작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수리온’과 ‘미르온’ 개발 과정에서 쌓은 고정익·회전익 감항인증 역량과 헬기 고도화 기술을 블랙호크 개량에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원제작사 시콜스키와 기술협약을 체결하고, 항전 분야는 한화시스템, 항전체계 및 개조 개발은 엘빗시스템즈와 협력 중이다. KAI는 이번 사업을 K-방산 헬기 수출 확장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30년 넘게 블랙호크 조립, 개조, 창정비를 수행해온 이력을 바탕으로 “전 생애주기 관리”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1991년 국내 최초 블랙호크 조립 경험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성능개량 및 정비를 지속해 왔다. 이번 입찰에는 LIG넥스원과 미국 콜린스사와 손잡고 참여했으며, 특수작전용 헬기 조정실 시스템까지 국산화할 계획이다.

창정비가 포함된 이번 사업은 기체 수명 연장은 제외된 상태다. 현재 개량 대상 헬기의 운용시간은 평균 5,000~7,500시간으로, 설계수명인 8,000시간에 근접해 있다. 업계에서는 감항인증을 통과하고 실질적 운용 연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체 골격 보강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사청 관계자는 “기체 수명 연장은 통상 별도 사업으로 분리해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성능개량 이후 장기 운영 여부에 따라 후속 사업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ivianje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