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와 10년 차의 차이”… 뉴진스 하니, K팝 비난 인터뷰에 다시 회자 된 BTS RM의 품격
– 하니 타임지 인터뷰 서 “K팝은 아티스트를 상품처럼 본다”
– RM, “K는 프리미엄 라벨”… 산업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대답 내놔
– 하니의 직설적 비판과 RM의 역사적 맥락 설명이 대조된다는 분석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RM과 뉴진스 멤버 하니가 각각 해외 인터뷰에서 전한 메시지가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 상반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들의 발언은 K팝 산업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드러내는지에 있어 뚜렷한 온도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진스 다섯 멤버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뉴진스는 최근 법원이 어도어 측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이게 어쩌면 한국의 현재 현실일지도 모른다”, “우리를 마치 혁명가처럼 만들고자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가운데 하니는 “K팝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아티스트를 한 사람의 인간이 아닌 하나의 상품으로만 취급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하니는 앞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주장했지만,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사안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업계 전반의 문제를 지적하며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 같은 인터뷰가 공개되자 일부 해외 팬들은 RM이 지난해 3월 스페인의 유력 매체 엘파이스(El País)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소환하며 비교에 나섰다. RM은 당시 K팝이라는 장르에 ‘K’라는 수식어가 지겹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그건 우리가 어렵게 쟁취한 프리미엄 라벨이자 품질보증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티스트의 비인간화를 지적한 질문에도 “K팝이 가진 구조 속에서 개인을 위한 시간은 부족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이 장르를 빛나게 한다”고 덧붙였다.
RM은 해당 인터뷰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서양 언론의 시선과 대비해 날카롭게 짚기도 했다. “한국은 침략과 전쟁, 분단을 겪으며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지금 세계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며, 서양의 시각으로 한국 사회를 단순히 고강도 노동이나 과도한 경쟁의 사회로 치부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또, “프랑스나 영국처럼 오랜 식민지를 경험한 국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을 평가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 물론 그 이면엔 그림자도 있지만, 빠른 성장은 언제나 대가를 수반한다”고 언급했다.
당시 RM의 이 인터뷰는 국내외에서 ‘우문현답’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팬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에 비해 뉴진스 하니의 발언은 “데뷔 3년 차에 접어든 신인 그룹이 K팝 산업 전체를 비판하기엔 시기상조 아니냐”, “강한 지원 속에 주목을 받으며 성장한 그룹이 시스템을 전면 부정하는 태도는 자가당착처럼 보인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팬들은 양 인터뷰를 두고 “RM은 문화적 맥락을 기반으로 문제를 짚으면서도 전체 산업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았다면, 뉴진스는 비교적 직설적으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데뷔 연차에 따른 인식 차이, 경험의 깊이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글로벌 팬 커뮤니티에서는 뉴진스 인터뷰 이후 관련 토론 게시글이 1만 개 이상 등록되는 등 팬덤 내부에서도 입장 차가 선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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