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첫 전기 로드카”… 페라리 루체, 로마서 공식 공개
– 페라리 루체, 첫 순수 전기 로드카 공개
– 4도어 5인승 구조와 1,050마력 성능 적용
– 마라넬로 전기부품 생산, 로마서 공개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페라리가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루체를 공개했다.

루체는 2022년 페라리 캐피털 마켓 데이에서 발표한 멀티 에너지 전략을 바탕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페라리는 기술 중립성 원칙에 따라 기존 엔진을 단순히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동화를 통해 아키텍처와 성능, 디자인, 주행 경험의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제품 개발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는 세계 내구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499P의 기술 이전, 연구와 혁신 실험실 역할을 하는 페라리 하이퍼세일 프로젝트가 함께 반영됐다.
루체는 페라리 360도 비전을 바탕으로 전동화 기술과 주행 몰입감, 성능, 개성을 결합한 프로젝트다. 페라리는 전기 엔진부터 배터리 팩까지 핵심 부품을 마라넬로에서 설계, 개발, 생산하며 품질 관리와 제어력, 브랜드 고유의 독창성을 확보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출원된 특허는 60개를 넘으며, 페라리는 페라리 포에버 철학에 따라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 핵심 부품도 사후 지원 대상에 넣었다.

디자인 개발에는 조니 아이브 경과 마크 뉴슨이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러브프롬이 참여했다. 플라비오 만조니가 이끄는 페라리 디자인 스튜디오 외부에 별도 팀을 합류시킨 방식으로, 러브프롬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디자인 방향 설정 과정에 참여했다.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페라리 자체 설계 엔진, 첨단 구동계는 성능과 공간 구성을 함께 다루는 새 아키텍처의 기반이 됐다.
외관은 글라스 하우스를 중심으로 간결한 차체 비례를 만들었다. 전면부에는 차체 표면과 이어지는 투명 라이트 패널을 적용했고, 조명이 꺼지면 램프가 차체 안으로 사라지는 듯한 시각 효과를 낸다. 전면 공기역학 윙은 글라스 하우스 주변에 떠 있는 듯 배치돼 공기 흐름과 주행 동역학, 공기역학 소음을 제어한다.

측면은 벨트 라인 아래에서 차량 앞뒤 끝단까지 이어지는 매끄러운 쉘 실루엣으로 구성했다. 루체는 페라리 양산형 로드카 가운데 가장 큰 전후륜 스태거드 휠을 장착했으며, 휠 직경은 전륜 23인치, 후륜 24인치다. 전륜과 후륜의 폭을 다르게 맞춘 이 구성은 루체의 자세와 차체 비례를 만드는 핵심 요소다.
후면부는 글라스 하우스 상단 실루엣, 뒤쪽 공기역학 윙, 투명 라이트 패널을 하나의 표면 안에 묶었다. 헤일로 테일라이트는 360 모데나와 458 이탈리아가 사용했던 명료한 조형 감각을 계승했다. 페라리는 전후면 라이트와 공기역학 요소를 차체 일부처럼 다듬어 루체의 외관을 완성했다.

실내는 페라리 역사상 처음 적용된 4도어 5인승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했다. 기존 프런트 미드 엔진과 리어 기어박스를 결합한 트랜스액슬 구조로는 5인승 배치가 어려웠지만, 전동화 아키텍처를 통해 실내 공간 구성이 달라졌다. 외관과 실내,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하나의 디자인 언어를 공유하며, 수백 개의 독립 요소는 주행 경험을 중심으로 형태와 기능을 단순화했다.
인터페이스는 조작과 표시를 분리한 구조적 원칙을 따른다. 각종 제어 장치와 디스플레이는 기능별로 묶었고, 핵심 명령과 피드백은 운전자 정면에 배치했다. 기계식 버튼, 다이얼, 토글, 스위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다기능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함께 구성했다.

실내 소재는 재활용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코닝 고릴라 글래스, 프리미엄 가죽을 조합했다. 21개 스피커와 24채널 3,000W 출력을 갖춘 오디오 시스템에는 페라리 오디오 시그니처 기술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 프리셋, 개인별 청취 최적화, 다이내믹 보정 기능을 지원한다.
공간 구성은 배터리 배치와 섀시 설계가 함께 결정했다. 페라리는 센터 터널을 없애고 배터리를 바닥면과 뒷좌석 하단에 배치해 실내 공간을 넓혔다. 배터리 팩, 섀시, 차체는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설계됐으며, 섀시는 속이 빈 구조의 주조 부품, 압출재, 알루미늄을 결합했고 차체에는 압출재와 알루미늄 시트를 사용했다.

루체에는 페라리 최초의 능동형 공기역학 그릴이 들어갔다. 이 장치는 열교환기를 통과하는 공기 흐름을 조절해 냉각 성능과 공기 저항의 균형을 맞춘다. 능동형 차고 조절 기능은 고속 주행 때 차체 전면을 10mm 낮춰 효율을 높이고, 원격 제어 냉각 시스템은 전력 소비, 지능형 웜업, 급속 충전 관리, 배터리와 실내 온도 사전 조절을 통합 제어한다.
주행 제어 장비는 전기차 아키텍처가 가진 낮은 무게중심, 관성 제어, 구동 자유도를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운전자는 출력과 트랙션을 조절하는 e-마네티노, 노면 접지력에 따라 로직을 바꾸는 5단계 마네티노를 통해 차량을 제어한다. 루체에 들어간 차량 제어 장치 VCU는 파워트레인과 차량 동역학을 통합 관리하며 초당 500회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사이드 슬립 컨트롤X와 연계해 주행 효율 전략을 조율한다.

사운드 시스템은 차량 메커니즘에서 발생하는 질감과 진동을 활용한다. 액슬 중앙에 배치한 정밀 가속도계가 회전 부품의 진동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페라리가 독자 개발해 특허를 확보한 시스템이 신호를 필터링, 이퀄라이징, 증폭한다. 사운드 레벨은 e-마네티노 설정과 패들 시프트 조작에 따라 달라지며, 외부 증폭 시스템과 내부 시스템은 차량 밖 존재감과 실내 음향을 각각 담당한다.
승차감과 정숙성에는 NVH 연구 성과를 반영했다. 페라리는 브랜드 최초로 탄성 장착 서브프레임을 적용했고, 액티브 서스펜션과 중량·강성·방음 최적화를 통해 노면 소음을 낮췄다. 리어 서브프레임에는 탄성 마운트 구조를 넣어 페라리 특유의 핸들링과 승차감을 함께 다뤘다.
파워트레인은 F80에서 이어받은 네 개의 래디얼 플럭스 영구 자석 동기 엔진으로 구성했다. 전륜 엔진은 최대 3만rpm, 후륜 엔진은 최대 2만 5,500rpm까지 회전한다. 800V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은 모터스포츠에서 가져온 솔루션을 적용해 성능과 효율을 함께 높였다.

루체는 각 바퀴에 하나씩 배치한 네 개의 전기 엔진으로 구동된다. 각 바퀴에는 구동, 회생 제동, 조향각, 수직 운동을 맡는 액추에이터가 하나씩 들어가며, 노면 상태와 주행 상황에 따라 토크 배분을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토크 벡터링과 서스펜션 탄성 밸런스는 조향을 보조하고,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은 페라리 모델에 처음 적용됐다.
성능은 전용 섀시와 비스포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보했다. 공차중량은 2,260kg이며, 합산 최고출력은 1,050마력이다. 루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만에 도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 6.8초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10km 이상이다.
고전압 배터리 팩은 마라넬로에서 설계, 검증, 제작했다. 210개 직렬 셀로 구성된 배터리 용량은 122kWh이며, 53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급속 충전은 최대 350kW를 지원하고, 배터리 팩은 에너지 저장 장치뿐 아니라 차체 구조 강성을 높이는 부품으로 설계됐다.

전력 전자 장치에는 소형 인버터와 액티브 서스펜션용 DC/DC 공진 컨버터가 들어갔다. 페라리는 이 구성을 통해 98%가 넘는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다. 배터리 하우징은 차체 강성 확보에도 관여하며, 기존 4도어 모델 대비 굽힘 강성은 25%, 비틀림 강성은 35% 이상 높였다.
주행 장비는 하이 마운트 어퍼 암을 넣은 세미 버추얼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독립형 후륜 조향, CCM 브레이크, 마찰 저항 저감 설계를 조합했다. 토크 시프트 인게이지먼트와 확장 회생 제동 시스템은 스포츠카의 점진적인 토크 전달과 엔진 브레이크 감각을 구현한다. 우측 패들은 가용 토크를 높이면서 가속감을 단계적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맡고, 좌측 패들은 에너지 회수율과 감속감을 높인다.
주요 부품 제작에는 재활용 합금을 도입했다. 적용 범위는 차량 전체 중량의 약 70%에 해당하는 주요 부품이며, 페라리는 성능 저하 없이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페라리는 루체를 로마 벨라 디 칼라트라바에서 공개했다. 로마는 페라리가 1947년 카라칼라 욕장 서킷에서 열린 로마 그랑프리에서 125 S로 첫 승리를 거둔 도시다. 당시 드라이버 프랑코 코르테제가 만든 승리 이후 79년 만에 페라리는 같은 도시에서 브랜드 첫 순수 전기 로드카를 선보였다.
reivianjeon@trus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