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상징에서 자유 계약으로”…김재환, 깜짝 이적 선언에 야구계 충격
– 두산 베어스 김재환, FA 아닌 자유계약 선수로 이적 결심
– 4년 115억 계약 기간 중 활약 기대에 못 미쳐 협상 결렬
– FA 보상 없는 자유계약으로 타 팀 유리한 영입 조건 확보
[트러스트=박민철 기자] 두산 베어스의 상징과도 같았던 외야수 김재환(37)이 갑작스러운 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시장에 나서며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6일 공식 발표를 통해 “김재환과의 4년 FA 계약 당시 ‘2025시즌 후 합의가 안 되면 자유계약으로 전환’ 조항이 있었고, 이번 보류선수 명단 제출 시점까지 협상에 실패해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에 입단해 15년 넘게 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8년에는 리그 최다인 44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통산 276홈런, 982타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2021년에는 4년 115억 원 FA 계약을 맺으며 두산의 중심 타자로서 재신임을 받았지만, 이후 4시즌 동안 타율 0.250, OPS 0.788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2024시즌엔 타율 0.241, 13홈런, OPS 0.758로 하락세를 보이며 FA 시장에서의 가치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김재환은 FA 신청을 하지 않고 자유계약 조항을 활용했다. 이는 B등급 FA로 분류될 경우 새 소속팀이 두산에 보상 선수 또는 금액을 내야 하는 제약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구단들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FA 시장에서는 강백호가 100억 원에 한화로, 박찬호가 80억 원에 두산으로 이적하며 FA 몸값이 높아지는 추세다. 김재환 역시 OPS .878의 커리어 평균과 276홈런이라는 이력, 1.84의 2024시즌 WAR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대형 계약을 노려볼 수 있는 입장이다.
김재환과 나란히 언급되는 김현수(3년 50억, WAR 3.86)나 최원준(4년 48억, WAR 1.17)보다도 일부 지표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어, 특히 좌타 중심 타자를 찾는 팀들 사이에서 영입 후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두산 입장에서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보류 명단 제외로 인해 구단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김재환을 놓치게 됐으며, 당분간 복귀도 불가능하다. 팬들 사이에서도 “적어도 마지막 시즌을 두산 유니폼으로 마무리하길 바랐다”는 반응과 함께 씁쓸함이 퍼지고 있다.

김재환은 향후 시장에서 어느 팀과 계약하느냐에 따라 이 결정이 ‘최고의 수’가 될 수도, ‘이별의 후유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두산의 거포는, 더는 잠실의 유니폼을 입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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