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올인 철회”… 포르쉐, 차세대 박스터·카이맨에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동시 적용한다
– 포르쉐, 전기차 전용 플랫폼 폐기하고 내연기관 병행 전략
– 718 후속, 911 기반 고성능 하이브리드·가솔린 트림 집중
– 수동 제외·PDK 중심으로, 2026년부터 전동화 순차 전개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포르쉐가 당초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하던 차세대 718 시리즈 계획을 접고,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델을 함께 출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완전 전기차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브랜드 특유의 주행 감성과 수동 조작의 재미를 보존하기 위한 전략 수정이다.

변경 내용은 718 카이맨과 박스터 후속 모델에 적용된다. 이들 차량은 원래 배터리로만 움직이는 순수 전기차로 나올 예정이었지만, 최상위 모델에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 포르쉐는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과, 전통적인 엔진을 선호하는 고객 모두를 잡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현재 911 GTS에 쓰이는 ‘T-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유력하다. 이 장치는 3.6리터 수평대향 6기통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한 방식으로, 최고출력 532마력과 최대토크 61.9kgf.m을 낸다. 기존 카이맨 GT4 RS의 495마력과 45.9kgf.m보다 수치가 더 높다.
이 시스템은 크기가 작아 미드십 구조를 유지하는 데 불리하지 않다. 기존 911 엔진보다 길이가 110mm 짧아, 차체 설계나 무게 배분에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8단 PDK 자동변속기 전용으로 개발돼 있어, 수동변속기를 원하는 운전자는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 수동 방식이 다시 추가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순수 전기 모델과 비교하면 직선 가속 성능에서는 밀릴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더 가벼운 무게와 기존과 동일한 섀시 구조, 그리고 차량 아래 공기 흐름까지 고려한 설계를 통해 주행 밸런스를 지켜낸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차세대 718 시리즈는 2026년 출시될 예정이다. 먼저 전기차 모델이 먼저 나가고, 이후 GT4 RS와 박스터 스파이더 RS의 하이브리드 버전이 뒤따라 나온다. 이런 방식은 두 모델에 들어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EV 전용 플랫폼에 맞게 조정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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