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회피 없다”… 방시혁, 하이브 구성원에 전자메일 입장 밝혀
– 방시혁, 임직원에 이메일 통해 공식 사과 조직 혼란 인정
– SPC 통한 IPO 시세차익 의혹 속 귀국 후 직접 조사 대응 방침
– 창작 환경 보호 의지 강조 하이브 성장사·방시혁 업적 재조명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주식 부정 거래 혐의를 받는 가운데, 하이브 구성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당국 조사에 정식으로 임할 계획임을 밝혔다.

6일 오전 9시, 방 의장은 한국어·영어·일본어로 작성된 이메일을 전 세계 하이브 사내 구성원에게 발송하고, 최근 자신과 관련된 논란이 이어지며 회사와 본인의 이름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창업자이자 의장으로서 하이브 구성원에게 큰 혼란과 상실감을 안겨준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이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를 창작자로서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정의하며, 음악 산업의 선진화를 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태도가 당당함을 넘어 오만함으로 비춰졌을 가능성을 겸허히 돌아보고 있으며, 놓치거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없는지를 자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메일에서는 당국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신의 발언이 신중해야 했기에 입장을 밝히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는 몇 개월 동안 여러 의혹과 논란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시간들이 괴로웠으며, 창작과 사업에 집중해야 할 구성원과 아티스트에게 본인의 문제로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하이브가 아티스트 컴백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해외 체류 시간이 길어졌지만, 급한 일정을 뒤로하고 귀국하여 당국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금융당국 조사에서도 상장 당시 정황을 상세히 소명한 바 있으며, 이번에도 동일하게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 구성원의 창작과 역량, 그리고 도전 정신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본인의 문제가 이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모든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성원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과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켜내는 것이 본인의 역할임을 명확히 하며, 음악 산업 발전을 향한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방 의장은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를 이어가는 구성원에게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을 전하며,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앞서 지난 24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자료 확보를 위해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방 의장은 2019년 기존 투자자에게 IPO 계획이 없다고 알려 지분을 처분하게 한 뒤, 실제로는 상장을 강행해 수천억 원 규모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하이브 임원들이 출자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매각했다는 의혹도 함께 수사 중이다.
방 의장은 이번 이메일을 통해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내부 구성원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해 해당 내용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 측은 현재 방 의장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방 의장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작곡가로 활동하다 2005년 독립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를 창립했으며, 2013년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데뷔시키며 세계적인 음악 산업 기업으로 하이브를 성장시켰다. 하이브는 2023년 말 기준 연결 자산 5조 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5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방 의장은 하이브 지분 31.57%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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