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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도 탐낼 듯”… 3년에 걸친 작업으로 복원된 애스턴 마틴 DB5

– 애스턴 마틴 DB5, 3년간 전통 방식으로 수작업 복원
– 밴티지 엔진·우핸들·실버 버치 도장 등 원형 사양 유지
– 17억 원 가치 평가, 복원 완료 차량 대중에 첫 공개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1970년대 초반, 한 개인이 900파운드(한화 약 1,552만 원)에 구입한 애스턴 마틴 DB5가 3년에 걸친 복원 과정을 마치고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번 복원은 애스턴 마틴 워크스의 전통적인 기술과 2,500시간 이상의 수작업을 통해 이뤄졌으며, 차량을 반세기 이상 보유한 소유자의 의지가 반영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복원된 DB5 밴티지(사진=애스턴 마틴)

웨일스 출신 용접공이자 정비소 운영자였던 존 윌리엄스는 1972년, 18세의 나이에 애스턴 마틴 DB5를 평생의 목표로 삼고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1년 이상 초과 근무와 절약을 통해 900파운드의 현금을 마련했고, 1973년 9월, 19세 생일 직후 런던으로 이동해 1965년형 DB5 실물을 확인한 뒤 즉시 구입했다. 해당 차량은 고출력 밴티지 엔진을 비롯해 웨버 캐뷰레터, 와이어 휠, 전동 선딤(Sundym) 유리창 등을 갖췄고, 정비 이력서도 함께 제공된 상태였다.

윌리엄스는 해당 차량을 4년 넘게 매일 출퇴근용으로 사용했으며, 이후 1977년 중동 지역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차량은 자택 앞마당에 장기 보관됐다. 그는 여러 차례 매각 제안을 거절하며 차량을 유지했고, 복원을 위한 계획은 수년간 이어졌다. 그의 아내 수 윌리엄스는 “이웃 아이들이 보닛 위에서 뛰어놀고 배기 파이프를 밟아 부러뜨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복원 중인 DB5 밴티지(사진=애스턴 마틴)

본격적인 복원은 2022년 말, 뉴포트 패그넬에 위치한 애스턴 마틴 워크스에서 시작됐다. 해당 장소는 과거 50년 이상 동안 애스턴 마틴 스포츠카 1만 3,000대 이상이 생산된 본거지로, 브랜드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복원 작업에는 패널, 도장, 트림, 헤리티지 워크숍 등 각 부서의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알루미늄 차체는 수퍼레제라 프레임과 함께 수작업으로 복원됐다.

이번에 복원된 차량은 1965년형 우핸들 세단으로, 외장은 실버 버치 색상이며 밴티지 엔진이 장착돼 있다. 과거 영국 서리의 게이티드 커뮤니티 ‘세인트 조지스 힐’에서 비틀스의 존 레논과 링고 스타가 거주하던 시절, 이 차량의 초기 소유자가 같은 지역 거주자였던 사실도 확인됐다. DB5는 총 1,022대가 생산됐으며, 이 중 우핸들, 실버 버치 도장, 밴티지 엔진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차량은 단 39대뿐이다.

▲복원 중인 DB5 밴티지(사진=애스턴 마틴)

복원 과정에서 윌리엄스 부부는 워크스를 자주 방문해 진행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수는 복원 당시 알루미늄 차체 패널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제작되던 모습을 지켜보며 감탄했고, 존은 차량을 처음 구매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제야 진짜 애스턴 마틴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애스턴 마틴 워크스의 사장 폴 스파이어스는 “차량이 도착했을 당시 매우 심각한 상태였지만, 각 팀의 헌신과 기술력 덕분에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복원할 수 있었다”며 “패널, 페인트, 트림 부서와 헤리티지 워크숍 팀이 총 2,500시간 이상 작업에 참여했고, 부품 부서의 지원까지 더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에 다시 등장할 경우, 이 차량은 최대 100만 파운드(한화 약 17억 2,400만 원)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복원된 DB5 밴티지를 찾은 주인 부부(사진=애스턴 마틴)

복원은 애스턴 마틴 뉴포트 패그넬 70주년을 맞은 해에 완료됐으며, 차량을 50년 이상 보유해 온 윌리엄스 가족은 복원이 완료된 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했다. 존은 “이 차를 다시 운전하게 된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 결과이며, 모든 과정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전했다.

reivianj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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