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두고 커진 불안감”… 한국 축구대표팀, FIFA 랭킹 25위로 3계단 하락
– 한국 축구대표팀, FIFA 남자 축구 세계랭킹 25위까지 내려와
– 코트디부아르전 0-4 완패와 오스트리아전 0-1 패배 반영
– 아시아에서는 일본, 이란에 이어 3위 유지
[트러스트=박민철 기자] 최근 A매치 2연패의 충격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일 발표된 FIFA 세계랭킹에서 25위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 발표보다 세 계단 하락했다. 새해 첫 랭킹이었던 1월 발표에서 22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하락 폭이다. 특히 한국보다 앞선 국가들 가운데 이번 발표에서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떨어졌다는 점은 더 뼈아프다.
이번 순위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3월 A매치 기간 치른 두 차례 친선경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0-4로 크게 졌고, 이어 오스트리아를 상대로도 0-1 패배를 기록했다. 단순한 2연패를 넘어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랐고, 결국 FIFA 랭킹 포인트에도 그대로 손실이 반영됐다.
한국의 현재 랭킹 포인트는 1588.66점이다. 코트디부아르전 패배로 5.73점이 줄었고, 오스트리아전 패배로 5.05점이 추가로 깎였다. FIFA가 이달부터 A매치 결과를 실시간에 가깝게 반영해 랭킹과 포인트를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경기 결과의 영향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제는 한 경기의 승패가 단순한 평가전 결과를 넘어, 대표팀의 국제적 위치를 수치로 즉시 보여주는 시대가 된 셈이다.

이번 순위 하락은 단순히 숫자 한두 칸의 문제가 아니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의 분위기와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국 축구가 그동안 아시아 상위권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흐름은 분명 우려를 낳는다. 승점을 잃은 것도 아쉽지만, 세계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보여줘야 할 안정감과 존재감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읽힌다.
아시아 내 판도 역시 한국에 썩 반갑지 않다. 일본은 이번 A매치 기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상대로 각각 1-0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결과 1660.43점을 기록하며 19위에서 1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한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일본과 이란에 이어 3위를 유지했지만, 상위권과의 거리감은 한층 뚜렷해졌다. 이란은 21위에 자리하며 한국보다 앞선 위치를 지켰다. 한국 입장에서는 아시아 3위라는 순위 자체보다, 상위 두 팀과의 차이를 어떻게 좁힐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월드컵 본선 조 편성까지 고려하면 이번 랭킹 발표는 더욱 예민하게 다가온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한국과 맞붙을 멕시코는 한 계단 오른 15위에 올랐다. 객관적인 전력과 국제적 평가 모두에서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결과다.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A조에 합류한 체코도 41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반면 같은 조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60위로 순위 변동이 없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한국은 조 내에서 중위권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결국 본선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려면 지금보다 더 설득력 있는 경기력이 필요하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변화는 세계 1위의 교체다. 기존 1위였던 스페인은 이집트와 0-0으로 비기며 추가 상승에 실패했다. 2위였던 아르헨티나는 잠비아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뒀지만, 상대 전력과 경기 반영 방식 등의 영향으로 포인트를 0.86점 늘리는 데 그쳤다. 반면 3위였던 프랑스는 콜롬비아를 3-1로 완파하며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국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강팀 간 경쟁에서도 한 경기 결과와 상대의 수준이 얼마나 큰 변수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이번 랭킹 하락을 단순한 일시적 부진으로만 넘길 수 없다. 친선경기라고는 해도 대표팀이 어떤 팀 컬러를 보여주고, 어떤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지 점검받는 무대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특히 월드컵이 가까워질수록 선수단 구성, 전술 안정감, 공수 밸런스, 경기 운영 능력은 더 날카롭게 평가받게 된다. 이번 2연패는 결과뿐 아니라 대표팀이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물론 FIFA 랭킹이 절대적인 전력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세계 축구의 흐름 속에서 현재 위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기준이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랭킹이 떨어졌다는 것은 곧 최근 경기력과 성과가 경쟁국들에 비해 뒤처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구나 일본과 이란, 멕시코처럼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되는 팀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면, 한국 축구가 느껴야 할 긴장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다음 FIFA 랭킹은 북중미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A매치 기간인 6월 1일부터 9일까지의 경기 결과를 반영해 발표된다. 대표팀으로서는 사실상 월드컵 전 마지막 시험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반등 선언이 아니라, 결과와 내용으로 증명하는 변화다. 두 차례 패배로 드러난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한국 축구의 월드컵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25위 하락은 숫자 이상의 경고다. 한국 축구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다음 A매치가 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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