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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문학의 경계를 넓히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솟대평론’ 16호 발간

‘솟대평론’ 소설·시·비평 아우르며 장애 재현 담론 확장
여성장애문인 시 분석 통해 온화한 문학 세계 조명
‘꽃돼지 로또방’ 연재 시작… 장애문학 고유한 서사 이어가

[트러스트=박민철 기자] 한국장애예술인협회가 발간하는 국내 유일의 장애문학 전문 평론지 ‘솟대평론’이 어느덧 16호를 맞이했다. 창간 8년 차를 맞은 이번 호는 장애인의 목소리로 쓰이고 해석되는 문학의 확장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기획과 참여로 눈길을 끈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솟대평론’ 16호 발간(사진=한국장애예술인협회)

새롭게 신설된 코너 ‘차희정의 문학대담’에서는 정용준 작가의 단편소설 떠떠떠, 떠를 중심으로, 장애인이 등장하는 서사를 통해 장애 재현 방식의 전개 양상을 탐색한다. 단순한 등장인물을 넘어, 서사 안에서 장애가 어떻게 구현되고 해석되는지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번 호에는 두 편의 평론도 함께 실렸다. 이예린 평론가는 논문 ‘아동문학의 산해경 인어 신화 수용과 장애 형상화’에서 중국 고대 신화 ‘산해경’ 속 인어 이야기를 장애학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그는 인어의 자유로운 신체 이미지가 고정된 장애 형상을 해방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숭실사이버대학교 방귀희 겸임교수는 ‘여성장애문인 시 작품 속 페미니즘과 디스에이블리즘 탐색’을 통해 김미선, 김옥순, 설미희 등 여성장애문인들의 시 세계를 분석했다. 시인들의 작품에는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의 조건 속에서도 온화함과 긍정, 순수함이 묻어나며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불안, 좌절, 부정 같은 요소들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창작 코너인 ‘솟대문학’에는 김기순, 김종태, 이대우, 신계원 등 13인의 작가가 참여했고, 설미희 작가의 신작 소설 꽃돼지 로또방이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다. 서평란에서는 중앙대학교 이승하 교수가 몽골과 한국의 장애시인들이 함께 펴낸 합동시집을 소개하며, 국제 장애문학 교류의 가능성을 조망했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솟대평론’ 16호 발간(사진=한국장애예술인협회)

한국장애예술인협회 관계자는 “솟대평론이 이제는 단순한 출판물이 아니라 장애문학 담론의 주체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의 정체성과 문학성을 두 축으로, 평론지의 기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trust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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