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처럼 거래된다”… 포르쉐 911 다카르, 중고차 시장서 4억 돌파
– 포르쉐 최초의 랠리 스타일 911, 수집가들 사이서 인기↑
– 브링 어 트레일러 경매서 3억대 차량이 4억6천에 낙찰
– 올해 5대 이상 30만 달러↑ 거래 최고가는 36만 5천 달러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포르쉐 911 다카르가 중고차 시장에서 눈부신 시세 차익을 기록하며 주식 투자보다 나은 수익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2023년형 911 다카르는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사양과 클래식 랠리카의 분위기를 재현한 한정 생산 모델로, 출시 당시에는 험한 환경에서의 주행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전통적인 스포츠카인 911과 달리 지상고가 높아 일상 주행에 적합하다는 평가도 받지만, 실제 오너들의 사용 패턴은 완전히 다르다.

대부분의 차량은 사막을 달리기보다는 공조 시스템이 갖춰진 차고에 보관되며, 예술 작품처럼 다뤄진다. 이후 웃돈이 붙은 가격에 재판매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다카르는 실물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최근 경매 플랫폼 ‘브링 어 트레일러(Bring a Trailer)’에서 거래된 회색 외장 색상의 911 다카르는 신차 기준 23만 9,640달러(한화 약 3억 2,600만 원)였지만, 실제 낙찰가는 무려 34만 달러(약 4억 6,250만 원)에 달했다. 이 모델은 3,270달러 상당의 스페셜 외장 색상, 3,890달러짜리 카본 루프, 3,980달러 옵션의 부어메스터 오디오 시스템, 그리고 빨간 체크무늬의 레이싱 버킷 시트를 탑재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사례가 아니다. 올해 들어 브링 어 트레일러에서만 동일 모델이 최소 5대 이상 거래됐으며, 이들 모두 30만 달러(약 4억 원)를 상회하는 가격에 낙찰됐다. 최고가 기록은 36만 5,000달러(약 4억 9,700만 원)로 확인된다.

911 다카르는 외관상 차별화뿐 아니라 포르쉐 역사상 첫 공식 랠리 스타일 모델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과거 일부 매니아층에서 사파리 스타일의 911을 자작해오던 흐름에 정식 모델로 응답한 셈이다. 따라서 수집가들 사이에서 프리미엄이 붙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 모델이 전형적인 의미의 희귀 한정판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포르쉐는 해당 모델을 총 2,500대 생산했으며, 이 수치는 초소량 한정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같은 인기를 고려하면 향후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992.2 기반의 다카르 후속 버전이 출시될 가능성도 매우 높아 보인다. 과거 911R이 등장한 후, 유사한 사양의 GT3 투어링이 추가되며 희소성이 희석된 사례처럼, 현재 다카르에 프리미엄을 얹어 구입한 일부 소비자들이 향후 가치를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의 진가는 단지 재판매 가격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911 다카르는 3.0리터 트윈터보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80마력을 발휘하며, 500마일(약 800km)도 채 주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오너를 맞이했다. 적어도 이번 구매자는 이 차량을 천 킬로미터 이상은 직접 운전하며 그 매력을 충분히 경험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reivianje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