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 승리 직후”… 파울루 벤투, UAE 대표팀 감독 경질
– 북한전 2-1 승리 후 경질…UAE 축구협회 갑작스러운 발표
– 아시안컵 부진·월드컵 본선 진출 불확실성이 원인으로 작용
– 벤투, 26경기에서 14승…승률 높았지만 여론은 싸늘
[트러스트=박민철 기자] 파울루 벤투 아랍에미리트(UAE)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됐다.

UAE 축구협회는 26일(한국 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벤투 감독과 그의 코칭진을 해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날 열린 북한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8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직후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겼다.
이번 승리로 UAE는 4승 1무 3패(승점 13)를 기록, A조 3위에 올라와 있다. 그러나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7)과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며, 조 1위 이란(승점 20)은 이미 본선행을 확정 지은 상태다. 남은 두 경기에서 UAE가 본선 직행을 노리려면 반드시 우즈베키스탄과의 9차전에서 승리해야 하지만, 북한전에서도 가까스로 승리한 만큼 낙관적 전망은 어렵다.

벤투 감독은 2023년 7월 UAE 사령탑으로 부임해 3년 계약을 체결했으나, 임기를 1년 8개월 남기고 중도하차하게 됐다. 그는 부임 초기 코스타리카를 4-1로 꺾는 등 좋은 출발을 보였고, 2023년 11월부터 진행된 아시아 2차 예선에서는 6경기 5승 1무로 조 1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다. 2024년 1월 카타르와의 경기에서는 5-0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3월 20일 이란 원정에서 0-2로 완패한 이후, 북한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로 간신히 승리를 챙긴 점이 비판을 불러왔다. 특히 2024 아시안컵에서 16강에서 타지키스탄에 승부차기로 패배한 것은 여론에 불을 지폈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로 간신히 16강에 진출했으며, 알리 마브쿠트를 제외하는 등 선발 운용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벤투 감독은 UAE에서 총 26경기를 지휘해 14승 5무 7패, 약 53.9%의 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UAE 대표팀 감독 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수치지만, 아시안컵 조기 탈락과 월드컵 예선 후반기 부진이라는 결과 앞에서는 무색해졌다. 축구협회는 본선 직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승부수’로 경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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