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데산야, 조 파이퍼에 TKO 패… 미들급 전설의 하락세 뚜렷
– 이스라엘 아데산야, 조 파이퍼에게 2라운드 TKO 패
– 20대 신흥 강호 파이퍼에게도 무너지며 4연패
– 파이퍼, 전 챔피언을 꺾고 미들급 톱10 진입 가능성 높여
[트러스트=박민철 기자] UFC 미들급을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던 이스라엘 아데산야가 또다시 무너졌다. 한때 챔피언 벨트를 두 차례나 허리에 두르며 미들급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그였지만, 이제는 연패의 흐름을 끊어내지 못한 채 깊은 하락세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이번에는 정상급 랭커를 넘어, 20대의 젊은 신흥 강호 조 파이퍼에게까지 덜미를 잡히며 4연패에 빠졌다. 과거의 명성과 현재의 경기력 사이 간극이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아데산야는 29일 한국 시각 미국 시애틀 클라이밋 플레지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 : 아데산야 vs 파이퍼’ 메인이벤트에 출전했다. UFC 미들급 4위에 올라 있던 그는 같은 체급 15위 조 파이퍼와 맞붙었다. 랭킹과 경력, 이름값만 놓고 보면 아데산야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경기였다. 더구나 상대는 자신보다 7살 어린 29세의 파이터였기에, 많은 이들이 이번 경기를 아데산야의 반등 계기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흘렀다.
경기 초반만 보면 아데산야의 계획이 어느 정도 통하는 듯했다. 1라운드에서 그는 특유의 거리 조절과 타격 감각을 앞세워 파이퍼보다 우세한 흐름을 만들었다. 상대의 움직임을 차분히 읽어내며 스탠딩 상황에서 앞서 나갔고, 파이퍼가 노리는 테이크다운 시도도 비교적 잘 방어해냈다. 전체적인 리듬은 노련한 전 챔피언의 것이었고, 1라운드만 놓고 보면 아데산야가 오랜만에 자신의 색깔을 되찾는 듯한 인상도 줬다.
그러나 경기는 2라운드 들어 완전히 뒤집혔다. 파이퍼는 더 적극적으로 압박했고, 결국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하위 포지션에 놓인 아데산야는 예전처럼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지 못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파이퍼가 파운딩을 퍼부으며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아데산야는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계속 압박을 받았고, 결국 2라운드 4분 18초에 TKO 패배가 선언됐다. 경기 전체 타격 수에서는 58대52로 앞섰지만, 두 차례 허용한 테이크다운이 결국 경기 전체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약점으로 이어졌다.
이번 패배로 아데산야의 최근 흐름은 더욱 뚜렷한 하락 곡선을 그리게 됐다. 아데산야는 한때 UFC 미들급 챔피언으로서 무려 8차 방어까지 성공하며 체급 최강자로 불렸다. 화려한 킥복싱 베이스와 정교한 카운터, 그리고 큰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스타성까지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션 스트릭랜드에게 패하며 미들급 타이틀을 내준 이후부터 흐름이 급격히 꺾였다. 드리쿠스 두 플레시스에게도 무너졌고, 나수르딘 이마보프에게도 패했다. 그리고 이번 파이퍼전까지 내주며 4연패가 현실이 됐다.

더 뼈아픈 점은 패배의 양상이 점점 더 무겁게 다가온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챔피언급 강자들에게 밀린 결과로 볼 여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체급 15위 파이터에게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조 파이퍼가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망주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성기 아데산야였다면 이런 경기에서 경험과 기술, 운영 능력으로 승부를 정리했어야 한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아데산야의 현재 위치가 예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경기 후 아데산야는 은퇴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그래도 은퇴는 없다”는 뜻을 밝히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직 스스로는 경쟁력을 완전히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현재의 아데산야는 더 이상 미들급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아니다. 챔피언을 위협하는 위치는 물론이고, 차세대 강자들과의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장하기 어려운 상태다. 종합격투기 전적은 24승 6패가 됐지만,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최근 4연패가 말해주는 흐름 그 자체다.
반면 조 파이퍼는 이번 승리로 완전히 다른 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전 챔피언이자 체급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아데산야를 상대로 TKO 승리를 거둔 것은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랭킹 15위였던 파이퍼는 이번 승리로 미들급 톱10 진입 가능성을 크게 높였고, 단숨에 체급 내 주요 인물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젊은 나이와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 그리고 확실한 피니시 능력까지 입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날 승리로 파이퍼의 종합격투기 전적은 7승 1패가 됐고, UFC 데뷔 후 4연승까지 이어가며 상승세를 분명히 했다.

이번 경기는 결국 두 선수의 현재 위치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아데산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옥타곤에 올랐지만, 결과적으로는 세월과 체력, 그리고 흐름의 무게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 반대로 파이퍼는 전설을 넘어서는 순간을 발판 삼아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자신을 각인시켰다. UFC 미들급은 언제나 세대교체의 속도가 빠른 체급이었고, 이번 역시 그 흐름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게 됐다.
아데산야의 이름값은 여전히 크다. 그가 미들급에 남긴 족적 역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의 UFC는 과거의 명성만으로 버틸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이번 패배는 아데산야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더 이상 과거의 아데산야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현실도 함께 드러냈다. 부활을 말하려면 이제는 말보다 경기력이 먼저 증명돼야 한다. 그리고 그 시험대는 앞으로 더욱 냉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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