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우승 도전 신호탄”… 애스턴 마틴 발키리, WEC 이몰라 출전
– 애스턴 마틴, V12 LMH 하이퍼카 발키리로 WEC 이몰라 출전
– WEC·IMSA 동시 출전 중인 유일한 LMH, 유럽서 첫 주행
– 발키리, 르망 24시 종합 우승 도전 위한 본격 레이스 돌입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영국의 스포츠카 제조사 애스턴마틴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번 주말 열리는 2025 FIA 세계 내구 선수권(WEC) 2라운드 ‘이몰라 6시간 레이스’에 브랜드의 하이퍼카 모델 ‘발키리(Valkyrie)’가 유럽 무대에 첫 출전한다. 해당 모델은 도로 주행형 하이퍼카 기반의 LMH(Le Mans Hypercar) 사양으로, 애스턴마틴과 공식 레이싱팀 THOR이 공동으로 개발해 최상위 클래스에 출전하고 있다.

발키리는 지난 2월 카타르 1812km 개막전을 통해 WEC 데뷔전을 치렀으며, 이어 3월에는 북미 세브링 12시간 레이스(IMSA)를 통해 미국 데뷔도 마쳤다. 이로써 발키리는 올 시즌 WEC와 IMSA 양대 대회에 동시 출전 중인 유일한 LMH 차량으로 기록됐다. 해당 차량은 카본 파이버 섀시와 6.5리터 V12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규정상 출력은 500kW(680마력)로 제한된다. 양산차 사양 기준으로는 1,0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다.
애스턴마틴의 이번 출전은 단순한 레이스 참가를 넘어 브랜드 역사상 첫 르망 24시 종합 우승 도전을 향한 준비 과정으로도 해석된다. 애스턴마틴은 1959년 DBR1 모델로 캐롤 셸비와 로이 살바도리가 우승한 이후, 종합 우승 기록은 갖고 있지 않다. 발키리를 통해 본격적인 정상권 경쟁에 뛰어드는 셈이다.

이번 이몰라 라운드는 전통적인 6시간 포맷으로 진행되며, #007과 #009 발키리는 모두 2인 체제로 출전한다. #007 차량에는 해리 틴크넬과 톰 갬블이 호흡을 맞춘다. 둘 다 이몰라 서킷에서 우승 또는 포디엄 경험이 있는 베테랑 드라이버다. 반면 #009 차량은 마르코 소렌센과 알렉스 리베라스로 구성됐으며, 두 사람 모두 LMGT3 클래스에서 다수의 타이틀을 보유한 실력자다.
틴크넬은 “내 커리어 첫 스포츠카 우승이 이몰라에서였기에 더욱 의미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세브링에서의 안정적인 완주 경험이 이번 경기 준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소렌센과 리베라스 역시 “이몰라는 레이아웃 자체가 기술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서킷으로, 발키리의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언급했다.

THOR 대표 이안 제임스는 “지금까지 세 번의 레이스 주말을 통해 차량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번 레이스에서는 실수를 최소화하고 두 대 모두 완주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담 카터 내구 모터스포츠 총괄 역시 “이몰라 서킷은 전형적인 유럽 스트리트 코스와 달리 고저차와 기술적인 코너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고난도 트랙이지만, 발키리의 학습 곡선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GT3 클래스에서도 애스턴마틴의 밴티지 GT3가 우승 경쟁에 나선다. THOR과 레이싱 스피릿 오브 르망(Racing Spirit of Leman)은 각기 다른 드라이버 라인업으로 출전한다. THOR는 자카리 로비숑, 마티아 드루디와 함께 팀 대표 이안 제임스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드루디는 이번 이몰라 라운드가 WEC 기준으로 자국에서 치르는 첫 공식 경기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레이싱 스피릿 오브 르망은 지난해 유럽 르망 시리즈에서 활동하다 올해 WEC로 전환한 팀으로, 발렌틴 하세 클로와 데릭 드보어, 에두아르도 바리첼로가 탑승한다. 하세 클로와 드보어는 이몰라에서 LMGT3 클래스 2위를 기록한 경험이 있다.
아담 카터는 “밴티지는 애스턴마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레이싱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번 시즌 두 번째 경기인 이몰라는 날씨와 트랙 레이아웃 모두 까다롭지만, 경험 많은 두 팀과 드라이버 라인업이라면 충분히 상위권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몰라 6시간 레이스는 2025년 4월 20일(일) 오후 1시(현지 기준)에 시작되며, 모든 세션은 FIA WEC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일부 국가는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도 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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