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썼다”… 김채연·차준환,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동반 금메달
– 김채연·차준환, 남녀 싱글 동반 금메달… 피겨 강국 입증
– 세계 1위 사카모토 넘은 김채연, 아시안게임 피겨 여왕 등극
– 한국 남자 피겨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차준환이 해내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싱글 동반 금메달을 차지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여자 싱글 김채연(19)은 세계랭킹 1위 사카모토 가오리(25·일본)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싱글 차준환(24)은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가기야마 유마(22·일본)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으로 147.56점을 획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록한 71.88점을 더해 최종 합계 219.44점으로 사카모토(211.90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3년 연속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사카모토가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김채연이 완벽한 연기로 이를 넘어섰다.
김채연은 이날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더블 악셀로 시작해 후반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 등 고난도 점프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쇼트, 프리, 합계 점수에서 모두 자신의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며 기량을 입증했다.

반면 사카모토는 후반부 트리플 플립 착지 과정에서 넘어지는 등 실수를 범하며 점수를 잃었고,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후 김채연은 “사카모토를 이기는 것이 꿈이었는데, 아시안게임에서 그 목표를 이루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열린 남자 싱글 경기에서도 한국 피겨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차준환은 총점 281.69점을 기록하며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94.09점을 받아 2위로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차준환은 이날 기술점수(TES) 99.02점, 예술점수(PCS) 88.58점으로 187.60점을 받으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금메달이 쉽지 않아 보였지만, 가기야마가 연기 도중 4회전 점프와 트리플 악셀에서 연이어 미끄러지며 최종 272.76점에 그쳤고, 차준환이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경기 후 “후회 없는 연기를 했기에 결과에 관계없이 만족스러웠을 것”이라며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만족할 만한 연기를 펼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의 14, 15번째 금메달이 피겨에서 나오면서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확정지었다. 남녀 싱글 동반 금메달을 차지한 김채연과 차준환의 활약은 한국 피겨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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