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의 2부 리그 복귀”… 렉섬, 英 최초 3연속 승격 달성
– 렉섬, 3년 만에 5부에서 2부까지 전례 없는 연속 승격
– 레이놀즈·맥엘헨리, 인수 3년 만에 구단 신화 완성
– 2300억 원대로 치솟은 구단 가치, 경제 효과도 뚜렷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잉글랜드 축구팀 렉섬 AFC가 3시즌 연속 승격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하며 챔피언십(2부 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롭 맥엘헨리가 공동 구단주로 있는 렉섬은 최근 리그원(3부 리그) 45라운드에서 찰턴 애슬레틱을 3-0으로 꺾고 시즌 종료를 한 경기 앞두고 2위를 확정지었다.

이번 승격으로 렉섬은 1981-82시즌 이후 43년 만에 2부 리그로 돌아오게 됐다. 동시에 5부 → 4부 → 3부 → 2부로 이어지는 ‘3시즌 연속 승격(백투백투백)’을 이룬 최초의 잉글랜드 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경기 종료 직후 수천 명의 팬들이 경기장에 몰려들어 승격을 자축했고,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전례 없는 3연속 승격”이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렉섬의 이 같은 기적은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렉섬은 재정난으로 인해 클럽 자체를 없애려는 구단주의 계획이 드러나며 위기를 겪었다. 승점 삭감 징계를 받고 하위 리그로 추락한 뒤, 오랜 기간 5부 리그에 머물렀다. 그러나 2020년, 맥엘헨리가 동료 배우 레이놀즈에게 “축구 팀 하나 사지 않을래?”라고 보낸 메시지가 운명의 시작이었다.

1864년 창단된 렉섬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축구 클럽이다. 구단이 위치한 웨일스 북부 소도시 렉섬은 인구 5만 명 규모로, 역사와 전통은 깊었지만 경쟁력에서는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레이놀즈와 맥엘헨리는 단순한 투자자에 머물지 않았다. 경기장과 훈련 시설 개보수, 감독·선수 영입, 팬과의 소통 강화를 통해 구단을 체계적으로 재건했다.
이들의 행보는 영상 콘텐츠로도 확장됐다. 디즈니+ 다큐멘터리 ‘웰컴 투 렉섬’은 두 사람이 구단주가 된 이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제작됐고,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이 시리즈는 시즌 3까지 방영됐으며, 현재 시즌 4가 준비 중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렉섬의 부활 서사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글로벌 팬층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구단의 스포츠적 성과 또한 꾸준히 상승했다. 2022-23시즌 5부 리그 우승으로 4부 리그 승격, 2023-24시즌 4부 리그 2위로 3부 리그 승격에 성공했고, 이번 시즌에는 2위를 확정하며 챔피언십 입성에 성공했다. 최근 찰턴전에서 올리버 래스본의 선제골, 샘 스미스의 연속 득점이 터지며 3-0 완승을 이끌어냈고, 같은 날 경쟁팀 위컴 원더러스가 패배하면서 승격이 조기 확정됐다.
렉섬의 상승세는 구단 외적인 지표에서도 두드러진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인수 전 2만 명 수준에서 150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지역 방문객 수는 2019년 대비 220% 이상 증가했다. 구단 가치는 인수 당시 200만 파운드(약 38억 원)에서 1억 2,000만 파운드(약 2,300억 원)까지 상승했다.
레이놀즈는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프리미어리그다. 2021년 구단을 인수했을 때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지금은 한 계단만 남았다”며 향후 행보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건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다.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됐고, 특별한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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