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계획 연기”… 대한항공, A380·747-8 운용 연장
– 신형 항공기 인도 지연으로 A380·747-8 등 퇴역 계획 보류
– 아시아나 보유 A380 포함 시 대한항공 총 14대 확보
– 기체 개조와 서비스 강화 병행하며 장거리 네트워크 유지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대한항공이 에어버스 A380과 보잉 747-8 등 대형 항공기의 퇴역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늦추기로 했다. 항공기 제조사들의 신형 기종 인도가 지연되면서, 기존 항공기의 운용 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는 최근 해외 매체 ‘이그제큐티브 트래블러’와의 인터뷰에서 “에어버스와 보잉 모두 신형 항공기 인도가 계속 늦어지고 있어, 기존 기종들의 운항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초 2026년까지 A380과 747-8을 퇴역시킬 예정이었던 기존 로드맵에 변화를 준 것이다.
항공 전문매체 ch-에비에이션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A380 여객기를 6대(이 중 2대는 주기 상태)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기체의 평균 기령은 11.6년이다. 보잉 747-8은 총 18대가 운용 중으로 평균 기령은 11.9년에 달한다. 주력 장거리 기재 중 하나인 보잉 777 시리즈는 총 46대로, 평균 기령은 12.3년이다.
이번 운용 연장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대한항공이 보유하게 될 대형 항공기 수를 고려한 결정이기도 하다. 아시아나가 보유 중인 A380 여객기 8대가 대한항공으로 이전되면, A380 기체는 총 14대에 이르게 된다. 현재로서는 이들 기체의 기내 인테리어를 대한항공 사양으로 통일할지 여부는 미정이다.
대한항공의 A380은 퍼스트 및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을 위한 전용 바(bar), 그리고 세계 유일의 기내 면세 부티크를 갖추고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보잉 747-8 여객기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대한항공을 포함해 중국국제항공과 루프트한자만이 운용 중이며, 이 중 HL7644 기체는 역사상 마지막으로 제작된 747-8I 여객기로 기록된다.

한편, 대한항공은 중장기적으로 신형 항공기 도입을 통한 세대교체도 본격화하고 있다. 에어버스에 ▲A321neo 40여 대 ▲A350-900 4대 ▲A350-1000 27대를 주문했으며, 보잉에는 ▲737 MAX 8 24대 이상 ▲777-9 20대 ▲787-9 6대 ▲787-10 31대를 요청한 상태다. 해당 기체들은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신형 항공기 도입 전까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한항공은 기존 기체의 객실 개조도 병행한다. 보잉 777-300ER 4대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좌석 시스템인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을 적용해 승객 서비스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을 허브로 총 115대의 광동체 항공기를 운용하며 미주·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 등 장거리 노선을 운영 중이다. 공동운항 및 조인트벤처 확대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으며, 서울(김포)-제주 노선은 연간 1,400만 석 이상을 공급하며 세계에서 가장 바쁜 국내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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