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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는 내 삶의 전부”… 김보름, 현역 은퇴 공식 발표

– 김보름, SNS로 은퇴 소식 전하며 선수 생활 마무리
– 국제무대 활약과 왕따 논란·소송으로 엇갈린 커리어
– 명예 회복 뒤 재도전까지, 긴 시간의 마지막 정리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였던 그는 ‘왕따 주행’ 논란과 법적 공방, 그리고 긴 재활의 과정을 지나 끝내 빙판을 떠나기로 했다.

▲김보름(사진=김보름 인스타그램)

김보름은 지난 30일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얼음 위에 섰던 날의 어설픔부터, 꿈을 품고 달려온 매 순간이 스케이트와 함께였다”며 “그 길 위에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같은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도 지나왔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버거웠던 날도 있었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시간도 많았다”며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보름(사진=김보름 인스타그램)

이어 “늘 흔들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나 자신과 끊임없이 싸우면서도 끝까지 멈추지 않았다”며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한다.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다”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김보름은 초등학교 시절 쇼트트랙으로 빙상에 입문했고,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장거리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30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3년 소치 세계선수권 여자 팀추월 동메달 ▲2016년 콜롬나 세계선수권 매스스타트 은메달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5000m 금메달 및 3개의 은메달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쌓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며 국내 장거리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주요한 기록을 남겼고, 2020년 솔트레이크시티 세계선수권 매스스타트 은메달,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5위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2023~2024시즌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며 대표팀 생활을 이어왔다.

▲김보름(사진=김보름 인스타그램)

한편 김보름은 평창올림픽 팀추월 경기 직후 불거진 ‘왕따 주행’ 논란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다. 당시 팀 동료였던 노선영이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따로 훈련했고,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고의적 배제를 암시했고, 김보름이 경기를 망쳤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논란이 커진 배경에는 SBS 중계진의 발언도 영향을 줬다. 배성재 캐스터는 경기 직후 “세 명의 간격이 벌어진 최악의 장면”이라 언급했고, 제갈성렬 해설위원도 “노선영을 가운데 세워 밀어주는 방식으로 갔어야 한다”며 부정적인 해설을 이어갔다. 이후 중계 내용 일부가 김보름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사과 요구 여론이 일었고, 논란은 전방위로 확산됐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고의적 따돌림은 없었다는 판단이 나왔고, 2020년 11월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법원은 김보름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경기 운영에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보름은 SNS를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된 상황 속에서 재판을 시작했다. 당시 경기에 아무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졌다”고 밝혔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중계를 앞두고 배성재 캐스터는 “김보름 선수가 겪은 고통스러운 시간은 유감스럽다”고 짧게 언급했지만, 명확한 사과는 없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여전히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김보름은 긴 터널 같은 시간을 견디며 정신과 치료와 재활을 병행했고, 마지막까지 국가대표로서 링크에 올랐다. 그는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스스로 은퇴를 선언하며, 빙상 위에서의 14년 여정을 마무리했다.

reivianj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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