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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부품 국산화”… 국내 방산업계, 4분기 높은 영업이익률 보여

– 방산업계, 원·달러 환율 상승과 부품 국산화율 증가로 수익성 개선
– 현대로템·한화에어로, K2·K9 수출 확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 전망
– KAI, KF-21 엔진 국산화 추진… 항공·방산 부품 자립 가속화

[트러스트=전우주 기자]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면서 강달러 흐름 속에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수출 계약은 달러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화 환산 매출이 증가하는 반면, 국산 부품 사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생산 원가 부담이 줄어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K2 흑표(사진=현대로템)

1일 방산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 1조 2,300억~1조 4,000억 원, 영업이익 1,670~1,85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전망치대로 실적이 확정되면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영업이익률도 13~15% 수준으로, 1분기(6.0%)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고 3분기(12.6%)보다 약 2% 상승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실적 호조는 방산 부문의 수출 증가 덕분이다. 현대로템은 2022년 8월 폴란드와 4조 5,000억 원(약 33억 6,540만 달러) 규모의 K2 전차 180대 수출 계약을 체결한 후, 2년간 28대를 인도했다. 지난해 납품량은 56대로, 이 중 4분기에만 22대가 공급됐다.

방산업체들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원·달러 환율과 국산화율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폴란드와 K2 전차 계약 당시 환율은 1달러당 1,336.90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평균 1,358.35원, 4분기 평균 1,398.75원으로 상승하면서 원화 기준 매출이 증가했다.

여기에 국산화율이 높아지면서 부품 조달 비용 절감 효과가 커졌다. 현재 K2 전차의 국산화율은 3차 양산 기준 84.3%에 달하며, 4차 양산부터는 완전 국산화가 예상된다. 특히 폴란드 수출형 K2 흑표 전차에는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개발한 국산 엔진이 탑재됐다.

▲K239 천무(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매출은 3조4,000억~4조 원, 영업이익은 5,000억~5,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전분기 대비 27%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15~16%로, 3분기(18.1%)에 이어 10%대 후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실적 성장은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의 수출 확대 덕분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4분기 폴란드에 K9 자주포 40문과 천무 13~18문을 납품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K9과 천무는 영업이익률이 30%를 넘는 고수익 품목이다.

▲K9 썬더(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게다가 K9은 지난해 9월 엔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엔진 국산화율이 99.1%까지 높아졌다. 국산 부품 사용이 늘어나면서 원화로 조달하는 비용 비율이 증가해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이 적어진 것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부품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항공·방산전자 기업 제노코를 인수하며 그동안 해외 수입에 의존했던 주요 장비·부품의 국산화 확대에 나섰다. KAI는 제노코를 통한 수직 계열화를 바탕으로 재료비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KAI는 현재 차세대 전투기 KF-21(보라매)의 엔진 국산화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한화에어로가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로부터 면허를 받아 국내에서 일부 가공·조립 생산을 진행 중이다. 다만 핵심 부품은 여전히 GE에서 공급받고 있어, 국산화율이 낮고 라이선스 비용이 환율 변동에 따라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KF-21 보라매(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 수출이 증가하면서 원화 환율과 국산화율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됐다”며 “국산화율을 높이면 환율 리스크를 줄이면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rust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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