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집옥재·팔우정, ‘작은도서관’으로 개방… 4월부터 궁궐 속 특별한 독서 시작
– 경복궁 집옥재와 팔우정,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작은도서관 운영
– 궁궐 안에서 조선 역사와 왕실 관련 도서를 읽으며 쉬어갈 수 있어
– 집옥재, 고종이 서재와 집무실로 사용했던 공간으로 역사적 의미 커
[트러스트=박민철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가 경복궁 집옥재와 팔우정 내부를 ‘작은도서관’으로 조성해 오는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일반에 개방한다. 궁궐을 단순히 둘러보는 공간을 넘어, 머물고 읽고 생각하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이번 운영은 경복궁 관람의 깊이를 한층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집옥재는 경복궁 건청궁 권역 서편에 위치한 전각으로, 이름 그대로 ‘옥처럼 귀한 보배인 서책을 모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 말기 고종이 이곳을 서재이자 집무실로 사용했고, 외국 사신을 접견하던 장소로도 활용한 만큼 건축적 의미뿐 아니라 역사적 상징성도 큰 공간이다. 집옥재 양옆에는 2층 구조의 팔각형 누각인 팔우정과 단층 전각인 협길당이 자리하고 있어, 고즈넉한 궁궐의 멋과 왕실 공간 특유의 품격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경복궁관리소는 지난 2016년부터 이곳에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 왕실 자료 관련 도서 1,700여 권을 비치하고 ‘집옥재 작은도서관’을 운영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에는 한시적으로 개방이 중단됐지만, 2022년부터 다시 문을 열며 관람객들에게 궁궐 안에서의 색다른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개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하며, 무더위가 심한 6월부터 8월까지의 혹서기와 추석 연휴, 문화행사가 있는 날에도 운영하지 않는다. 방문 전 궁능유적본부 통합 누리집을 확인하거나 전화 문의를 통해 운영 일정을 확인하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집옥재 작은도서관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간이 주는 특별한 분위기에 있다. 일반 도서관처럼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으면서도, 실제로 고종이 머물며 책을 가까이했던 공간이라는 점에서 독서의 의미가 남다르다. 관람객은 책을 읽는 동시에 궁궐에 깃든 역사와 시간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다. 단순히 사진을 찍고 지나가는 관광을 넘어, 잠시 머무르며 생각을 정리하고 쉼을 얻는 시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특히 이번 개방은 단순한 공간 활용을 넘어 궁궐 문화유산의 현대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난해 경복궁관리소는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독도서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도서 지원과 집옥재 활용 문화행사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신간도서 등 150여 권을 추가로 대여·기증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집옥재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관련 세부 내용은 향후 궁능유적본부 통합 누리집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궁궐은 흔히 과거의 시간을 보존한 장소로 여겨지지만, 이번 작은도서관 운영은 그 시간을 오늘의 경험으로 다시 연결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고종의 서재였던 공간에서 책장을 넘기고, 조선의 역사와 왕실 문화를 다룬 책을 읽으며, 잠시 소음을 내려놓는 경험은 경복궁이라는 공간을 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화려한 전각과 넓은 마당, 계절의 풍경과 함께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까지 더해질 때, 경복궁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기억에 남는 문화 체험 공간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경복궁관리소는 이번 집옥재 작은도서관 개방을 통해 관람객들이 궁궐의 역사적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고종의 서재에서 사색의 시간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질 이번 개방은 경복궁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한층 더 특별한 궁궐의 시간을 선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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